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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인터뷰] 박태하 감독 연변팀 4년을 말하다

편집/기자: [ 김룡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8-11-02 16:29:48 ] 클릭: [ ]

일시: 2018년 10월 29일 오전

장소: 연길시 로띠번커피숍

대담:《길림신문》축구론평원 정하나

취재:《길림신문》김룡기자

  • 감독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나는 복 받은 사람
  • 축구는 결국 인생 축소판…‘양보’의 인생철리 배웠다
  • 2017년에 비디오 판독 있었더면 우리는 슈퍼리그에
  • 돈이 있어 충국이 박성이 태연이만 데려와도…
  • 한마디로 중국축구에 건의한다면? 축구를 존중하라
  • 두번 떠나기로 결심했다가 생각이 달라지더라

 

연변팀 감독으로 4년의 풍운을 헤쳐온 박태하(1968년생) 감독은 연변축구와의 리별을 앞두고 본지 단독 인터뷰를 접수, 지난 4년을 회고하면서 심경을 솔직하게, 허심탄회하게 터놓았다.

나는 복받은 사람…연변축구는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다

기자: 어제(10월 28일) 홈장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에서 말씀하시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렸는데… 그칠 줄 모르던데…그 눈물의 뜻은?

박태하: 그 눈물 속에는 지난 4년의 달고 쓴 모든 것이 함축되였다고 생각합니다. 기쁨의 눈물, 그리고 아쉬웠던 순간,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하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않아 미안함, 여러가지 의미의 눈물이라 생각됩니다. 갑자기 울컥 나오는 눈물에 저 자신도 깜짝 놀랐습니다.

2015년 연변부덕팀 지휘봉을 잡게 된 박태하감독에게 유니폼을 증정하고 있는 우장룡총경리.

기자: 구사일생으로 갑급리그에 잔류한 연변팀이 박태하 감독이 온 후 갑급리그 우승, 력사적인 슈퍼리그 진출 그리고 다시 갑급리그로 복귀…어떻게 보면 일장춘몽을 꾸고 난 것 같은 심정이기도 하다. 운기칠삼이라고 슈퍼리그 승강은 운이였을가? 아니면 연변축구의 저력이나 관성이였을가?

박태하: 운도 능력이다. 능력이 있어야 운이 따라준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도 2015시즌 갑급리그 우승은 다시 나오라 해도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제가 4년을 겪으면서 경기력만이 아니라 많은 다른 요소들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는 것을, 좌우된다는 것을 시간이 가면서 알게 되였다. 2015년 우승은 하늘이 연변에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기자: 연변축구는 청신한 공기마냥 새 경지와 격정으로 중국축구계에 평민대오의 기적을 만들었다. 이 감동드라마의 감독이기도 한 박감독의 지난 4년의 소감이라면?

박태하: 한국에서 코치만 하다가 연변에서 감독의 첫걸음을 떼였다. 중국축구를 전혀 모르는 백지장 같은 상황에서 시작해 두려움도 많았다. 제 소신 대로 뚜벅뚜벅 하다 보니 일단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그 당시 정부에서도 굉장히 지지를 해주었다. 그리고 연변주체육국 임종현 전임 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 감독으로서 이국타향에서 4년 동안 같은 팀에 있었다는 자체가 정말 쉽지 않고 또한 뿌듯하다. 구락부와 팬과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지지가 있었기에 이 자리에 섰다. 그래서 저는 감독으로도 복 받은 사람이고 인간적으로도 복 받은 사람이다. 4년 후 떠날 때 이렇게 박수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이는 인생을 살면서 가장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자: 연변축구가 박태하의 축구직업과 인생에 준 가장 큰 선물이라면? 또는 4년간에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면?

박태하: 너무 많이 주었다. 좋은 분 많이 만났다.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문제를 보고 서로 효률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끌어내고 한편 가끔 부딪칠 때도 있지만 한발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많이 알았다. 인생철리, 사람관계 그리고 한발 물러설 줄 알고 양보할 줄 아는 것을 크게 배웠다.

슈퍼리그 진출을 확정지은후 환호하고 있는 임종현 국장, 박성웅 주임, 박태하감독.

기자: 순 직업적인 각도에서 축구인으로서 얻은 수확이라면?

박태하: 연변팀 감독은 쉽게 올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한국감독을 비롯해 외국감독들이 중국에 와서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다. 남들은 돈 많은 구단 많이 다니고 했다. 그러나 연변팀은 조선족팀이라는 장점이 있다. 하기에 연변에서의 4년간의 감독생활이 굉장히 자랑스럽고 험한 중국축구환경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이 큰 수확이다.

축구는 결국 인생이다―박태하의 축구시각

기자: 그렇다면 지난 4년 동안 잃은 것이 무엇인가?

박태하: 개인적으로 크게 잃은 게 없다. 저 개인적인 것보다 연변팀 전체의 실을 말하고 싶다. 2015년에 갑자기 너무 많은 것을 얻다 보니 관심도 많고 간섭도 많고 그래도 당시는 박수 받으면서 뭘 해도 잘될 것 같았다. 아무래도 결국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데 강급의 아픔이 너무 크다. 프로축구는 쉽지 않다. 연변축구는 돈도 중요하지만 또 정부의 진정어린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경기 승리후 기뻐하고 있는 감독진.

기자: 연변팀의 슈퍼리그 강등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주장들이 많다. 그러나 결국은 강등도 팀의 실력 때문이 아닌가?

박태하: 연변팀의 슈퍼리그 강등은 실력 문제가 절대 아니다. 일일이 말하지 않겠지만 경기장 안에서 받은 고통이 많았다. 정정당당한 대우를 받았더라면 슈퍼리그도 중하위권에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충분히! 요즘 슈퍼리그에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면서 분쟁이 아주 적어졌다. 그게 만일 2017년에 있었더면 그래서 10점 정도 억울하게 잃은 점수를 되찾게 되면 우리들은 살아남았을 것이다.

2015년 갑급리그 우승후 선수들한테 세리머니를 받고있는 박태하감독.

2015시즌 갑급리그 우승후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는 연변팀선수단.

기자: 지금 연변팀 선수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박감독: 현재로는 갑급리그에서 5-10위 정도, 중위권은 된다.

기자: 국내 다른 민족 선수들과 비교하면 조선족 선수들은 어떤 우세와 렬세가 있다고 보는가? 기술이나 속도, 힘 등 신체소질에서 뒤지는 게 아닌가?

박태하: 조선족 선수들 못하지 않다. 덩치를 보면 왜소하지만 민첩성을 갖추고 빠르다. 축구를 생각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제일 먼저 고쳐야 할 점이 생활습관이다. 어려서부터 잘못해도 게을러도 제때에 부모의 가르침이 있어야 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에서 크면서 시기를 놓쳐 성인이 되여도 자기 관리를 못한다. 모든 것은 타이밍이 있다. 축구선수 하기전의 교양이 안돼있다. 지금은 굉장히 좋아졌다.

박태하 연변인민들의 영웅이란 프랑카드를 내든 연변팀팬들.

기자 : 박감독은 항상 축구를 인생과 철학의 시각에서 보고 해석할 때가 많은데 그런 점에서 학자 같은 인상이다. 현재 중국도 선수들이 문화자질면의 교육이 따라서지 못한 병페에 대해 많이 반성하고 있다.

박태하: 한국의 경우 어릴 때부터 축구외에 문화와 교육을 병행한다. 중국은 단순히 축구라는 한곳에 너무 몰입한다는 인상이다. 4년간 감독을 하면서 그게 제일 아쉽고 실감된다. 축구에 앞서 먼저 사람이다. 사람의 갖춰야 할 도덕과 륜리, 뭐든지 감사할 줄 아는 그 부분이 가장 취약하다. 그 기본이 안되여있으니 경기장에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하는 자세가 부족하다.

기자: 지충국은 국가대표팀에 들어가 뛰고 있다. 조선족 선수 가운데 한국국가대표팀에 들어갈 만한 선수가 보이는가?

박태하: 허허…쉽지 않다.

연변팀에는 과연 어떤 용병이 필요할가?

기자: 프로팀은 결국 따져보면 돈문제로부터 모든 것이 기인된다. 상해상항팀의 헐크 같은 선수가 연변팀에 있었더면 슈퍼리그에 잔류할 수 있지 않았을가 하는 가설도 해본다.

박태하: 그렇다. 중국리그는 결국 용병 싸움이다. 그러나 결정력이 있는 세계적인 선수도 중요하지만 연변팀에 맞는 선수가 더 중요하다. 지난해 3,4백만딸라 가격의 용병 제의가 들어왔다. 그 때 내가 말했다. 우리 팀은 일단 그런 선수를 감당할 경제력이 안된다. 또 그 선수가 들어와 너무 차이가 나면 팀원들과 이질감이 생긴다. 꾸준하게 잘하면 문제 안되는데 풀리지 않을 경우 팀 워크가 깨질 수 있다.

사실 경제력만 있으면 세계급 용병이 아니더라도 중국내에서 좋은 선수들을 들여오면 된다. 충국이를 다시 데려오고 박성이, 태연이 데려오면 된다. 그 세 선수만 있어도 충분히 슈퍼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다. 거기에 용병만 맞춰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돈만 있으면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는 조선족 선수들만 모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억울한 판정에 항의하고 있는 감독진.

기자 : 바르샤에 가서 한동안 뛰기도 했던 광주항대의 보리니오는 세계적인 미드필더인데 2016년 시즌 후 슈퍼리그에서 제일 인상 깊은 같은 포지션의 선수를 꼽으라고 하니 윤빛가람을 꼽았다. 윤빛가람은 박태하 축구를 보여주는 징표라 할 수 있는가? 지난 4년간 경험으로 보면 연변팀 용병의 경우 말이 통하고 호흡이 맞는 한국 선수가 필요한가 아니면 힘과 속도가 좋은 흑인선수들이 더 적합한가?

박태하: 힘과 빠른 속도를 가진 애들이 갑급리그에서 효률적이다. 감독마다 다르지만 제 눈에는 가람이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선수이고 연변팀에 아주 알맞는 선수라는 생각이다. 우리 팀에 맞는 요소요소에 필요한 용병을 선택해야 한다. 힘이 부족하다면 흑인선수를 영입하고 가람이처럼 패스를 기막히게 적시적소에 넣어줄 수 있는 미드필더가 수요되면 그런 선수 뽑아야 한다. 그런데 해마다 그런 선수들이 빠져나가니 기술이 높지 않은 박세호도 키워 등용해 만들며 하고 있다. 연변팀의 문제는 자원이 없는 것이다. 한명만 다쳐도 굉장히 큰 문제다. 올시즌도 사실 15명이 주로 뛰였다. 부상 때문에 힘들게 훈련도 못 시키고 엄청난 고민이였다 .

기자: 프로팀들의 경우 떠나는 선수들이 나지듯이 연변팀도 일부 선수가 떠나갔다. 감독이 써주지 않아 떠난 것이 아닌가?

박태하: 이는 제가 결정한 부분이였다. 두명 정도 있었다. 능력이 있어도 노력을 안하거나 팀과 맞지 않는 선수가 있어 제가 판단해 설복해 보내기도 했다.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그 선수를 위해서도 그것이 옳았다.

윤빛가람선수가 첫골을 터뜨린후 박감독한테로 달려가고 있다.

기자: 윤빛가람이 있었더라도 슈퍼리그 강급이 없었겠는데…이런 가설이 설립되는가?

박태하: 그럴 수도 있다.

박태하 축구의 색갈은?

기자: 지난 몇년간 박감독은 국내선수 영입과 양성에서 시도를 많이 한 것 같다. 강위붕의 경우 출전만 하면 이상야릇한 실수만 해 만사람의 질타를 받았지만 후반기 주력 중앙수비로 뛰였다. 특히 출전만 하면 욕사발을 먹던 전의농은 현재 슈퍼리그 강팀 강소소녕에서 주력으로 뛰고 있다.

박태하: 연변팀의 특정상 포지션에서 조선족 선수가 우선이다. 또 연변팀은 앞으로도 조선족 선수를 키워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부족되는 부분은 국내선수들을 영입해 갈고 닦아서 만들어 등용할 수 밖에 없다. 어제 전의농이 조선족 안해의 손을 빌어 한글로 문자가 왔더라.(전의농이 박감독에게 보낸 문자내용: 박감독님 안녕하세요. 저는 전의농입니다. 4년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독님의 지지와 믿음이 아니였으면 전 축구를 그만뒀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감독님 늘 건강하시고 다음번 만남을 기대합니다.)

    강소소녕에서 뛰고있는 전의농선수가 박감독에 보내온 메시지 (사진캡쳐)

내가 아니라면 언녕 축구를 그만둘 수도 있었다고. 읽고 나니 마음이 뭉클했다. 그 친구 재목 같아서 데려왔지만 명액 때문에 일팀에 등록 못해 예비팀에서 키우는중에 다른 팀에서 데리러 왔다. 명년에 무조건 쓴다 약속하니 나를 믿고 남아있은 것이 지금의 전의농이 되였다. 강위붕도 하도 비난이 많아 거의 포기하며 예비팀에 내렸다가 급한 불을 끄려고 두달 만에 다시 출전시켰다. 그런데 지금은 잘하지 않나. 후비대에서 다른 선수들 당분간 안 보인다.

기자: ‘박태하 축구’의 색갈이 궁금하다. 어떤 축구를 추구하는가? 세계적으로 어느 감독과 어느 팀이 모델인가?

박태하: 따로 없다. 연변팀의 장단점을 보고 그에 맞는 맞춤형 축구를 만든다. 먼저 재료를 보고 음식을 만들듯이. 감독으로는 맨시티의 과디올라, 축구도 축구지만 감독이 선수들에 대한 가르침이 열정적이다.

굳이 제일 맘에 드는 팀을 꼽으라면 시모오네 감독이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馬徳里競技) 축구가 굉장히 인상 깊다. 전체가 함께 움직이고 함께 뛰고 열한명이 한다는 그림을 볼 수 있다. 전체가 움직이는 축구의 진수, 이것이 인생의 축소판이다. 서로 협동하고 신뢰하는 것, 이것이 축구가 주는 메시지다.

중국축구 제일 중요한 문제는?

기자: 중국축구는 정부로부터 중시하고 자금도 막대하게 투자하고 있는데 그만큼 성적이 나지 않는다. 이번에도 유소년대표팀, 청년대표팀 모두 아시아 예선에서 복멸되였다. 중국축구계에서 오래 보아온 감독으로서 건의하는 바라면?

박태하: 축구를 존중하라! 이것이다. 정정당당한 경쟁에서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축구를 우습게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은 보고 자란다. 결과가 정정당당하게가 아니라 노력해도 다른 사람에 의해 결과가 나오면 간절함이 떨어진다.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부터 잡아야 한다. 성인이 된 다음은 교육이 안된다.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기자: 중국대표팀이 지난번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한국팀을 꺾었는데 내용도 좋았고 중국선수들도 자신감이 보였다. 중국팀 실력 올라온 건가? 아니면 경질되였던 한국감독의 지휘문제인가? 중한간 선수 실력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는가 아니면 더 벌어지고 있는가?

박태하: 컨디션, 당시는 한국팀 본 모습은 아니라고 본다. 두 나라 선수간 실력의 간격은 크지 않다. 중국축구가 발전하자면 기본적인 정신을 갖추어야 한다. 국가대표팀은 나라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그런 사명감으로 열심히 최선한다면 그것이 축구 결과를 만든다. 그 점에서 중한간에 차이가 있다. 축구는 진정 열한명이 합심해 결과를 만들어 낸다.

2015년 최우수감독상을 받은 박태하감독.

두차례의 위험한 고비

기자: 4년전 박감독이 연변에 올 때와 지금의 모습을 보면 가장 달라진 것이 검던 귀밑머리가 희슥희슥해진 것이다. 그동안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이였나?

박태하: 아무래도 작년 슈퍼리그에서 강급할 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승부를 먹고 사는 직업이기에 좋을 때는 몰랐다. 성적이 떨어지고 노력해도 결과가 안 나오지만 고마운 건 선수들 그렇게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요구하는 대로 따라온 것이다. 물론 여기는 성적이 떨어지거나 축구 하기 싫으면 선수들이 안해버린다. 그런 걸 많이 봤고 많이 들었다. 훈련 분위기도 안되고…

기자: “선수들이 안해버린다”?

박태하: 딱 뛰는걸 보면 안다. 최선 안하고 건성건성…감독이 나가라는 태엽이지.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힘들어도 함께 왔다. 올해도 중반에 굉장히 힘들었다. 사실 애들 15명 갖고 한시즌을 보냈다. 한청송, 강홍권, 리호, 손군… 쓸 만한 애들 뛰지 못했다. 지금 호걸, 문학이네가 올라와 희망적이다. 이제 손군이랑 돌아오면 몇년 버틸 수 있겠지만…

기자: 하긴 자난해 중반기와 올해 중반기가 박감독의 큰 고비였다. 그 두차례 박감독이 그만둔다는 설이 있었다. 그 때 어떻게 결심하고 남으셨나?

박태하: 그만둔다고 결심하고 아침에 일어나 나가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하하). 저는 잘 울지 않는 사람인데…어제(10월 28일) 경기 후 전광판 영상들을 보면서 갑자기 터졌다. 너무 힘든 실패도 있었지만(박감독 눈물이 핑그르르 돌며 잠간 머뭇) 행복한 4년이였다.

기자: 지금 보면 그 때 견지하고 고비를 넘긴 것이 잘한 것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박태하: 제 살아온 인생이 그런 것 같다. 포항 한팀에서 11년 선수생활을 한 후 나이가 있어도 다른 팀에서 오라는 제의를 물리치고 그냥 선수생활 끝내버렸다. 그게 또 의미가 있더라. 이후 인생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좀 길게 가는 인생이였다.

연길시인민경기장을 찾은 박태하가족과 연변축구협회 리동철주임.

박태하 감독 향후는?

기자: 그동안 가족들과 갈라져있었다. 가족들은 박감독 선택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

박태하: 가족들 너무 지지해왔다. 도전하고 싶었지만 중국 오는 걸 저 혼자 결정할 일 아니기에 집사람 의사가 가장 중요했다. 두 아들도 지지하고…그 당시 결정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 집사람 연변 인상이 굉장히 좋다. 지인 많이 사귀고 자주 와서 만나고 한다. 연변 김치가 한국 김치보다 맛있다고 이번에 독일에서 류학하는 애들 보러 가는 데 특별히 연변 김치 두박스 가지고 간다. 나도 한국보다 연길 식당의 음식이 더 맛있다.

기자: 떠나면서 연변의 축구계, 선수들에게 그리고 사회 각계에 꼭 부탁하고 싶다면?

박태하: 축구는 일단 경제력이 뒤받침돼야 하는데 이제 스폰서가 없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가 걱정된다. 지금까지 선수들의 대우도 많이 상향되였기에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흩어지게 된다. 이전부터 연변축구는 정부의 지지로 생존해왔다고 알고 있다. 3년전부터 기업화 관리가 도입되였다. 축구에 대한 관심, 의지, 열정과 사명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자: 연변팀 감독은 그만두었지만 이렇게 저렇게 연변축구와의 인연을 이어갈 것 같은 느낌인데…

박태하: 지금은 할 수 있는 것이 그냥 관심과 애정을 간직하고 지켜보는 것이다. 어디 가든 연변팀 경기는 방송으로 지켜볼 것이다.

아! 언제면 눈물어린 그녀들 얼굴 닦아줄가?

기자: 박감독은 앞으로도 축구 감독을 계속 하실 것 같다. 중국내 팀들이 감독 요청도 있다고 들었고 또 어느 한 매체에서는 중국녀자축구 2팀 감독설도 있던데…

박태하: 그건 아직 말씀 드릴 상황이 아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축구 감독 쪽으로 나갈 것 이다.

기자: 그동안 연변축구 때문에 해내외에 널려있는 중국조선족사회는 민족적 자각과 자부심을 각성시키고 대체할 수 없는 긍정적 에너지를 격발시켰다. 그동안 우리 팬들과 조선족사회에서 받은 인상이라면?

박태하: 연변과 중국조선족에 대해 책도 보고 인터넷도 뒤져보면서 알게 되였는데 중국조선족들이 자신의 노력으로 중국사회에서 굉장히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축구는 조선족의 력사와 함께 했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축구에 열광하고 그것이 생활이 되고 문화가 되였다. 축구는 이국타향에 나간 분들이 고향에 대한 그ㄹ;움을 식힐 수 있게 했고 자존심이고 활력소가 된 것 같다. 열광하는 우리 팬들을 보면서, 원정 경기장에 수천명 우리 팬들이 모이는 것을 보고 놀랐다. 누가 시켜서 이렇게 못한다. 축구가 주는 힘이 그렇게 큰 것이다. 녀성팬들이 밤 늦은 시간에 어린애를 안고 공항에 나와 팀을 마중하고 배웅하는 걸 보면서 너무 감동했다.

어제 경기에 미국 알래스카에서까지 비행기 타고 온 팬도 있었다. 미국에서 새벽과 야밤중에 계속 생방송을 다 보는 분이라고 한다. 또 전국 각지의 팬들도 달려오셨더라. 그들의 이런 아낌없는 관심을 받으면서 발걸음이 떨어지는 사람이 과연 있을가! 그 분들 정말 고맙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 연변팬들은 특별하다! 연변축구는 특별하다! 연변은 특별하다!

인터뷰가 끝날 때 박태하 감독은 특별히 《길림신문》 독자들에게 친필 싸인을 남겼다.

박태하감독의《길림신문》 독자들에게 친필 싸인.

인터뷰가 뒤  정하나 평론원과 함께 백년돌솥비빔밥집에서.  

취재가 끝나니 마침 점심 무렵, “정말 맛있는 데가 있어요”라며 박감독이 자기가 제일 즐기는 메뉴중의 하나라는 ‘백년돌솥밥집’의 야채비빔밥과 조기구이 그리고 김치로 우리에게 점심밥을 대접했다. 맛있게 먹은 비빔밥이 이번 취재의 소담한 추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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