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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 조선족마을,‘립체화된 생활공간’으로 거듭난다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8-08-20 15:46:37 ] 클릭: [ ]

 
 박광성
오늘은 아침부터 바쁘다. 북경에서 과외축구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고향친구가 애들을 데리고 카나다로 뽈 차러 갔단다. 그런데 이 친구가 아침부터 카나다의 호텔에서 동네 친구들의 위챗그룹에 8월말에 열리는 고향의 시소수민족운동회 협찬을 자신이 맡았으니 고향마을에서 팀을 묶어 참가할 것과 친구들더러 많이 참여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삽시에 위챗그룹이 뜨거워졌다.

북경, 청도, 서울, 심양, 대련 등 각지의 고향친구들이 너도 나도 한마디씩 하면서 어느덧 일부 친구들이 표까지 예매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때 고향마을에서는 로인들이 운동회에서 출연할 집체무 연습에 땀동이를 쏟고 있었다. 하나의 농촌마을이 인터넷으로 세상과 련결되면서 립체화된 생활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어찌 이 뿐이랴! 올해 5월에는 정부의 시책에 따라 농촌집체경제 재산권제도개혁이 있었다. 농촌의 집체재산을 정리하여 촌민들에게 주식을 배분해주는 중요한 개혁이였다. 매개 촌민의 리익과 관계되는 중요 사안으로서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서류 작성이 필요하였다. 허나 촌민들이 산지사방으로 흩어져있는 상황에서 이를 어찌해야 할가? 그러나 결과는 의외로 순조로왔다. 마을 인구 절반 이상이 가입해있는 위챗그룹으로 일단 촌장이 정책을 설명하는 음성메시지를 올렸다. 그리고 부연하는 문자설명을 올리고 작성이 필요한 도표들을 전송하였다. 이에 발 맞춰 글이나 읽었다는 식자들이 사안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적극적으로 림할 것을 독려하였다. 급기야 표준화된 서류 작성 양식이 위챗에 전송되였고 촌민들이 많이 진출해있는 서울에서는 지역 책임자까지 생겼다. 위챗에서는 주기적으로 서류를 이미 보낸 사람과 아직 보내지 않은 사람들의 명단이 공개되였다. 그 결과 아득하던 일이 기한내에 순조롭게 완성되였다. 련결이 보여주는 무서운 힘이였다. 이렇게 서로 련결될 수 있었기 때문에 고향은 살아움직이였고 마을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결코 외롭지 않았다.

흔히 마을이라면 우리는 옹기종기 모여 사는 동네를 련상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마을은 그렇지 않고 세상으로 퍼져있다. 장소로서의 마을은 사람들에게 정든 고장으로 서로 련결되게 하는 인연과 정감을 제공한다. 사처로 퍼져있는 촌민들은 오늘날 우리들의 생활현실을 반영하고 핸드폰의 인터넷은 우리가 서로 련결할 수 있도록 기술적 수단을 제공한다. 따라서 오늘날 조선족 마을은 인연의 장소로서의 동네(물리적 공간), 련결망으로서의 동향집단(사회적 공간), 련결해주는 수단으로서의 인터넷(가상적 공간)으로 구성된 ‘립체적 마을’이다. 허구한 날 농촌이 해체된다는 둥, 희망이 안 보인다는 둥 넉두리를 할 필요가 없다. 보다 싶이 관건은 ‘련결’이다. 우리가 행사를 가지고 외지에 나가있는 사람들과 마을에 있는 사람들을 유기적으로 련결할 때 고향은 살아숨쉬게 된다.

우리가 련결되여야 할 리유는 너무도 많다. 우선 속되게 표현하면 마을에는 우리들의 중대한 리익들이 남아있다. 비옥한 농토와 정부에서 제공되는 각종 정책적 혜택도 호구와 련결되기 때문에 고향을 결코 떠날 수 없다. 사용권이 보장되는 농토, 국가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날로 좋아지는 농민복지, 이걸 포기한다면 스스로 불바다에 뛰여드는 격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우선 고향을 지켜내야 한다. 외지에 진출한 사람들이 고향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리유이다.

비단 리익 뿐만 아니다. 오늘날의 도시사회는 사람들의 관계가 날로 리익으로 재편되여 인심이 점점 각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돈과 물질로만 살 수는 없다. 정도 사랑도 느껴야 하고 소속감과 안전감도 느껴야 하며 인간관계에서 오는 재미도 즐겨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각박한 세상에서 공동체를 지켜야 할 리유이다.

정에 기반한 공동체, 이것이 오늘날 인류가 날로 시장화되는 세상과 맞서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이다. 세상살이 각박해질수록 마을이란 우리에게는 하나의 안식처이며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공동체이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이를 수요하고 있다. 따라서 마을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리유들로 밖에 진출한 사람들과 고향 마을의 상호 작용은 점점 활성화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오늘날의 마을은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닌, 바깥세상과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립체화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이는 국가의 정책적 혜택과 공동체에 대한 향수가 커져갈수록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새로운 발상으로 ‘립체적 농촌’ 건설에 더욱 매진한다면 류동이 일상으로 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영원한 안식처’를 가질 수 있을뿐더러 우리들 고향 역시 ‘아름다운 향촌’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길림신문/박광성(운남민족대학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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