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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촌부의 音 (외 2수)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8-01-31 10:50:01 ] 클릭: [ ]

개산툰에서 두만강을 따라

한 십여리 쯤 내려가면

집이 몇채 안되는 작은 마을이 있다

아침이 밝아오면 땡볕이 늘어지게

잠 잔 얼굴에 손목이 까만

촌부의 손가락이 염소의 갈비뼈 같은

피아노 건반 우에서 쇼팽의 녹턴이

우르르 달려나와 수탉의 울음을 마중한다

저녁노을을 한아름 끌어들인 마당에는

그녀의 허리를 닮은 속 비인 항아리들이

지나가는 바람을 불러들여

음악을 만들면

둥기둥둥 가야금이 나를 버리고 간 통한을

앙가슴에서 끄집어내여 두만강에 띄워보낸다

하늘중천에 걸린 달이

퇴마루에 나가 저린 오줌을 누고

한참을 일어서도 절대 펴지지 않는

구순된 로모의 엉덩이에서 흐르는 저문 빛을

두만강 물새가 물고 가다 깃을 접으면

머얼리 간

내 자식 놈, 차마 그리워

여윈 가슴을 파고드는 그녀의 비파는

이천에 비낀 달에 빨갛게 손톱물 들인다

 

 

보리고개

 

보리잎이 톱날처럼

발목을 긁어도

엄만 무섭지 않다

 

보리가시 바늘처럼

허벅지를 찔러도

엄만 아프지 않다

 

더위야, 물러가라!

 

보리알 같은

노란 웃음들이

보리고개서

보리밥 기다린다

 

 

분꽃

 

달동네서 누군가

실종됐나 보다

 

신고하러 가는

분이 엄마를 보고

입 빠른 귀뚜리가

또르르 일러바친다 

 

분꽃 피면

분이는 누구랑

분꽃 속에

숨은 줄 알라 한다

 

고작 밤별을 기다리지 못해

노을을 가져다 분칠하는 년

 

/김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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