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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상기21]일본에는 왜 고층건물이 적을가?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8-01-30 10:16:04 ] 클릭: [ ]

몇년전 처음으로 일본에 관광을 온 지인이 이런 말을 했었다.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느낌이 안 들어요. 깨끗하기는 하지만 낡은 건물들이 너무 많네. 고층건물로 말하자면 중국이 더 많아요.”

사실이다.

초고층건물 즉 마천루 세계 순위 1위인 디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828.9 m)에 비해 3분의 1 정도의 높이 밖에 안되는 오오사카의 아베노하루카스(アベノハルカス, 300메터)가 일본에서 제일 높은 건물(세계 순위 145위)이라고 하니 실망하는 사람들의 심리에도 다소 리해가 간다.

‘하늘에 닿은 높은 건물이 구름을 찔러 상처를 낸다’가 원뜻이라는 ‘마천루’가 부유의 상징이고 발전 여부의 증거라고 한다면 선진국인 일본에는 왜 고층건물이 적은 것일가? 물론 그것이 기준은 아니지만…

전문적인 조사와 연구를 해본 적 없는 내가 다년간 이곳에서 살면서 납득해온 몇가지이다.

우선 일본이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적으로 두번째 지진대국이라는 점에서 초고층건물을 ‘자숙’하는 게 아닐가 싶다.

매번 큰 지진이 발생한 후면 수정과 개정을 거듭하는 일본의 건축물 내진(耐震) 기준이다. 현재 그 내진 기준이 ‘무너지지 않는다’에 그치지 않고 ‘사람의 안전을 확보한다’에까지 이르렀다. 건축 당시의 기준이 꼭 현재에 적합하다고 할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기준에 따라 건축물을 진단하고 개선해야 한다.

백년에 한번이라는 2011년 일본 동북지방의 태평양해역 지진에서 현재의 엄격한 지진대책으로 지어진 일본의 고층건물이  파괴 위험성은 적었지만 천정이 파손되고 가구가 넘어지는 위험성이 있었다는 것이 실증되였다. 하여 요즘에는 10분간의 큰 좌우흔들림에 견디는 것을 기준으로 고층건물을 건축한다고 한다. 일본에 초고층건물이 적은 원인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엄격한 지진대책의 제한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도꾜 뿐만 아니라 력사적인 도시이며 오래동안 일본의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였던 교토(京都)에서도 초고층건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교토에는 지진대책외에도 력사적이고 전통적인 옛 도시 경관(景観)을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조례(条例)가 있기 때문이다.

도꾜 한복판에 자리잡은 오래된 고민가식 술집

례하면 새로 건설되는 모든 건축물은 기요미즈데라(清水寺), 도지(東寺) 등 세계유산을 품은 교토의 풍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건축물의 높이 뿐만 아니라 지붕의 색상조차도 력사유산에 손상을 주지 말아야 된다는 제한을 받게 된다. 때문에 교토시구역에는 도지(東寺)의 탑(54.8메터) 높이를 크게 초과하는 60메터 이상의 고층건물(20층 정도)을 지을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 지붕의 색상도 진한 회색이거나 검은색으로 정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전 지역에서 이미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일상생활환경에 지장을 주거나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면 토지소유권자 혹은 거주민에 의한 반대로 고층건물을 지을 수 없다. 아무리 발전성 있는 도시건설계획이라고 하더라도 주변의 분위기와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아이들의 성장이거나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설이라면 이미 살고 있는 주민들은 건축확장을 반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립식 전파탑인 스카이트리(634메터)의 조명디자인에 옅은 하늘색과 보라색을 선정한 것은 그 색상이 일본인들의 정서를 나타내고 그들이 제일 편하게 느끼는 색상이기 때문이며 수(粋)와 아 (雅)의 조화로 주변의 주민들에게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 데 원인이 있다고 한다.

사람에 따라 건물의 높이, 건물의 신구(新旧) 상태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

맨션의 층수에 따라 집값이 엄청 비싸지는 단순한 현상으로 보아도 고층건물에 대한 사람들의 꿈과 기대를 보아낼 수 있다. 반대로 현대적인 건물에 대한 매력보다도 력사의 흔적과 오래된 전통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일본인들도 있다. 어쩌면 그들의 그런 독특한 심리가 그들의 문화적인 경향일 수도 있다.

고민가(古民家), 말 그대로 옛날 민가에 매력을 느끼는 일본인들을 많이 보아왔다. 지진대책은 물론 설비 자체가 모두 현대적인 것이지만 건물은 오래된 민가이다. 대대로 내려온 100년 이상 되는 민가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민가에서 상업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옛집을 수리하고 정비하면서 원래 모양을 보존하는 것이다. 낡고 뒤떨어졌지만 력사를 읽을 수 있는 그런 건물을 개축, 정비하는 섬세하고 독특한 그들의 기술에도 탄복이 된다.

같은 가격대의 같은 음식을 고민가식 레스토랑에서 먹다 보면 저도 모르게 차분하고 편안해지는 마음, 진정한 일본 속에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을 여러번 체험해보았다.

때로는 일본의 고유문화는 일반인들에 의해 느긋하게 보존되여 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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